괴담의 집

괴담의-집-표지

'노조키메'에 이어서 미쓰다 신조의 작품이 계속 생각나서 결국 한 권도 다시 읽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고른 작품이 '괴담의 집'이다.

 

괴담의 집 역시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슷한 도입부로 시작한다. 미쓰다 신조 앞으로 괴담들이 모여들고 몇 가지의 유사점이 보이다가 한 가지 해답이 도출되는, 그런 전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용물인 다섯가지의 괴담.

 처음 모인 두가지의 괴담은 배경이 된 장소도 다르고 시간대도 다르지만, 괴담 속 기이한 사건들이 어딘가 닮은 기분이 들고, 비슷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생기며, 본격적으로 괴담을 파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나 둘 비슷한 괴담이 모여서 총 다섯가지가 된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개별적으로 봐도 괜찮은 괴담들이지만 다섯 가지의 괴담을 잇는 유사점과 전체를 관통하는 미싱 링크의 찾기. 이것이 이 작품의 전부며 재미이다.

다섯 편의 괴담들

말했듯이 다섯 편의 괴담들이 수록되어있다.

 

어머니의 일기 ─ 저편에서 온다

2000년대 전후. 신축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집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아이의 이상행동과 분위기, 일어난 유괴 소동 등 비현실적인 괴담의 느낌은 다소 적게 느껴지지만 전개되는 내용이 마음에 든다. 피해자 쪽이 주인공의 가족이 아니라는 점이 좋다.

 

소년의 이야기 ─ 이차원 저택

1935년 무렵. 기원의 숲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켄타는 와레온나 라고 하는 존재에게 쫓긴다. 그리고 열리지 않는 방이 있다고 하는 신케이 저택까지 도달하게 된다. 

 

다섯가지 괴담 중 가장 재미없었다. 언제나 말했듯 괴이에게 쫓기는 장면들은 지루하고 진부하며 글로 읽어봐야 긴박함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도망 다닐 때마다 이 장소는 뭐가 있고 어떤 물건이 많고, 어디를 올라가 어떻게 했고 같은 장소의 묘사나 도주 경로 같은 묘사는 분량만 잡아먹고 집중도 되지 않아서 대충 보게 된다.

 

학생의 체험 ─ 유령 하이츠

70년대 말~80년대 초. 입지조건에 비해서 싼값에 나온 연립주택에 자취하게 된 학생의 이야기다. 이건 이차원 저택보다는 낫지만 저편에서 온다와 같이 이야기적인 재미는 뒤떨어졌다. 괴기 현상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다 섯가지 괴담 중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았다.

 

딸의 원고 ─ 미츠코의 집을 방문하면서

1991년 무렵. 12살 사오리를 제외한 가족들이 사이비에 빠져 집에 돌아오지 않아 남동생이라도 되찾고자 사이비 집에 찾아간 이야기다.

 

이건 배경이 좀 복잡한데, 위에 쓴 줄거리도 좀 다르지만 그냥 쓴다. 아무튼 딸의 원고는 이 작품의 작 중작인데, 앞뒤의 원고가 더 있지만 전부 쳐내고 비슷한 괴이 담이 담긴 한편만을 실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평가는 어떻냐면 이 이야기의 전문을 읽고 싶다. 메타픽션인 만큼 전문은 어디에도 없겠지만, 미쓰다 신조가 꼭 써줬으면 한다. 흔한 설정인 사이비에 빠진 일가족이지만 거기에 괴이의 존재가 더해지면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처럼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짧지만 이야기적으로도 재미있었고, 12살 아이가 동생을 찾아 적진에 침입하고, 집안의 기묘함에 벌벌 떨지만 그 집에서 씻고 밥 먹고 자기까지 하는 대담함이 어이없으면서 웃기다.

노인의 기록 ─ 어느 쿠루이메에 대하여

1900~40년 무렵. 초능력을 가진듯한 마을 유력자 집안의 딸 이야기. 시간상으로 이 괴담집의 근원인 이야기다. 예언 능력에 기대서 사업을 번창시키려는 구도는 종종 보이는데, 이 이야기에서 그것은 사족이고, 중요한 건 '~에서~것이 있다'라고 말하며 무표정하게 예언, 혹은 재앙을 내리는 딸의 모습이다.

 

'땅 아래에서 소란 피우는 것이 있다.'라고 하면 지진이 일어나고, '소나무에 매달린 것이 있다.'고하면 약장수가 목매 자살한다. 예언인지 재앙을 일으키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기묘한 매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딸의 원고와 같이 앞뒤가 있는 게 아니라 끝난 이야기지만 좀 더 풀어서 길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총평

미쓰다 신조의 다른 작품과 같이 비슷한 단점이 있지만 이 작품에는 한편뿐이었고, 그것을 커버할 만큼 다른 네 가지 괴담들은 충분히 괴담으로서 이야기로서 재미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참고문헌이라는 페이지도 만들어 처음 읽는 독자는 더욱 실화인지 헷갈리게 만들어놨다.

 

아쉬운 점은 해결 편이다. 일본 지리와 지명들이 등장하는데, 반전은 이해했지만 미싱 링크를 찾는 과정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작중에서 계속 언급되는 '유녀처럼 원망하는 것'을 빨리 읽고싶은데 정발되지를 않는다.

 

★★★★★★★☆☆☆

미쓰다 신조 작품

노조키메

괴담의 테이프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