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할 책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시민 시리즈로 유명. 5번째 권이자 외전작. 일본에서는 무려 11년, 국내에서는 4년 만의 후속작인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입니다.

 

  •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소시민 시리즈
  • 작은 단점

파리-마카롱-수수께끼-표지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에 대해서, 과거의 리뷰인 '인사이트 밀'에서도 언급한 비슷한 말을 쓰게 되는데, 국내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작가다. 이 작가의 논 시리즈들도 몇 작품 읽었지만, 역시 요네자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고 있는 '빙과'─고전부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번외로 '안녕 요정'까지.

 

작가가가 추구하는 스타일과 분위기는 작품을 읽다 보면 동일하게 느껴진다.

묘한 칙칙함과 씁쓸함. 작품 전반에 만연한 이 분위기는 안타깝게도 내가 고전부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 일맥상통하는데, 이 분위기를 위해 등장인물들이 부자연스럽게 '위악'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말한 청춘의 풋풋함 만이 아닌 씁쓸함도 쓰고 싶다던 말은 분명하게 성공했다. 아닌 말로 만약 이 잿빛 씁쓸한 맛이 없이 그저 청춘을 구가하는 미스터리였다면, 고전부 시리즈는, 빙과는,─애니메이션 덕도 엄청 컸지만─지금과 같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애매한 씁쓸함이 거슬린다. 차라리 아주 악덕하고 지독한 분위기라면 오히려 더욱 취향에 맞아 즐겼을 것 같은데, 취향의 차이라는 건 정말 어쩔 도리가 없다. 그저 안타까움만 느낄 뿐이다.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소시민 시리즈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는 소시민 시리즈의 5번째 권. 시간적으로는 1.5권 정도의 위치한 외 전작이라고 한다. 이것만 읽어도 되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시리즈의 1권은 본 뒤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을 이해하기 편하고 과거의 사건도 어느 정도 언급하니 말이다.

 

이 시리즈가 오히려 위악적인 면은 많은 듯 하지만 나는 고전부 시리즈보다 이 소시민 시리즈가 더 재미있다. 표지가 이쁜 건 물론이고, 주인공 두 명의 관계성이 고전부 시리즈보다 흥미롭고, 추리의 요소는 고전부나 소시민이나 좋든 나쁘든 비슷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소시민 시리즈는 소장 중이다.

 

그렇다면 이번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는 어떠한가 하면─이전의 봄철, 여름철, 가을철 상 하, 네 권을 읽은 지 오래돼서 그런지 모르지만, 앞의 4 작품보다 유쾌하게 읽었다.

 

요즘 체력이 달려서 그런가 장편을 읽는 게 힘든데, 이 시리즈 특유의 무덤덤한 분위기가 장편이 아닌 단편이 되면서 좀 더 부드러운 템포로, 책의 테마와 맞게 달달한 디저트를 먹는 느낌으로, 복잡하지 않고, 적당한 코믹함과 미스터리로 포장된 4개의 단편을 음미했다.

이 정도 퀄리티를 보장해 준다면 앞으로 2.5권 3.5권. 4.5권을 팔아도 기꺼이 구매할 의사가 있다. 과연 마지막 겨울 편이 언제 출판될지 모르지만 5.5권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작은 단점

즐겁게 읽었지만 작은 단점을 한 두 가지 뽑아 보자면 이렇다.

 

4개의 단편 중 3개의 단편에 비중 있게 등장하는 코기 코스모스라는 기묘한 이름을 가진 여중생이 등장하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납득이 갔지만 계속해서 그저 사건 소재로서 등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저 싫다는 이유로 주인공 한 명을 적대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쪼그만 쪽 주인공에게 무한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더더욱 납득하기 힘들었다. 

 

1.5의 외전 작인 이 작품에서 이만한 등장인물을 내놓고 2, 3, 4, 5 권에서 언급 한번 없는 건 살짝 오류가 아닌가 싶지만, 내 기억에 없을 뿐 언급 정도는 했을지도 모르고, 아니라고 해도, 그 정도 오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재미만 있다면.

 

또 하나는 등장하는 미스터리가 너무 간단한 인상을 받는다.

애초에 일상 미스터리고, 단편집의 한계가 있지만, 제시되는 모든 단서들을 긁어모아 논리 정연하게 푸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직감적으로 눈치챌 만큼 큰 힌트나 의외의 등장인물 혹은 정답에 가까운 '무언가'를 쉽게 들어내 버린다. 

 

이 문제는 세 번째 단편에서 크게 작용하는데, 작가의 의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뭐가됐든 너무 허술한 부분이 있고, 이 사실을 작가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이미 구상을 끝냈다는 겨울 편을 악착같이 출판하지 않기 위한 작가의 다급한 시간 벌기가 아닐까 망상했다.


다른 작품들은 히가시노 게이고처럼─이제 게이고 책은 안 산다─구매하기를 망설이는 작가였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도 있지만, 솔직히 이 정도 단점은 신경 쓰지도 않는 가벼운 독자인 만큼 다른 시리즈는 몰라도 소시민 시리즈는 계속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다.

 

★★★★★★☆☆☆☆

인사이트 밀 / 요네자와 호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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