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밀/요네자와 호노부/560p/북홀릭/최고은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내게 들리는 소식으로는 최근 몇 년간 주가가 수직 상승했던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인지는 모르지면 작가의 책이 쏟아져 나온 거 같은데 '고전부 시리즈'의 1권 '빙과'의 애니메이션이 대성공해서 그런가?라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다.

이 작가의 책도 어느정도 읽었는데 분명한 건 아슬아슬하게 나랑은 잘 안 맞는 것 같다. 정말로 이상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작가가 생각하는 방향성의 차이인가. 어떤 책이든 묘하게 침울한 건 그렇다 치고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위악적인 느낌이다. '소시민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고, 고전부 시리즈는 등장인물의 심리가 기묘한 인상이다. '안녕 요정'도 비슷하고(이건 고전부에 들어갈 내용이었다고 한다.) 다른 논 시리즈들도 '이야미스'의 칙칙함이 담겨져 있다. 

 

칙칙함도 침울한 분위기도 애초에 싫어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청춘을 곧 잘 쓰는 작가고, 청춘의 풋풋함만이 아니라 씁쓸함도 쓰고 싶다,라고 인터뷰 한걸 본거 같은데 그 때문인가. 잘 모르겠다. 쓰다 보니 더욱 모르겠다. 

모르는 건 모르는 채로 두고 돌아와서, 이 작가의 책은 충분하게 읽었다고 생각한 결론 끝에 결국 결과적으로 그만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고전부 시리즈 '빙과'애니화

너무 부정적이다 싶겠지만, 변명하자면 작가의 책중 엄청 재미있게 본 작품이 두 권정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 만족감을 위해 계속해서 같은 작가의 책을 찾아보기엔 낭비가 심하다. 시간도 돈도. 그러니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아직 읽지 못한 '소시민 시리즈' 겨울 편이 나오면 그것 까지만 읽고 끝.이다.

모르는 걸 써서 그런가 평소보다 중구난방이다.

클로즈드 서클

요즘 보기에는 임팩트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갇힌 공간, 각자의 이유로 모인 초면인 인간군상들. 그곳의 규칙에 따라서 살인을 하고 범인을 찾기 위해 추리를 하고, 그 안에서 우왕좌왕하는 심약한 인물, 초연한 인물, 피폐해지는 인물, 인간 불신에 빠진 인물, 욕망에 충실한 인물, 추리하고자 하는 주인공과, 옆에서 깔짝대는 어딘가 신비로운 느낌의 히로인.

영화화 인사이트 밀 7일간의 데스게임 포스터

인물 인물 인물 인물 인물 인물 인물 인물 인물 사건과 사고 살인 추리 범인 탈출......

'어쩔 수 없다'라는 변명을 작가가 할 수 있다면 듣고서 동정심이 들 것 같기도 하다. 수 십 년의 계보를 이어오는 미스터리 속 장르다 보니 정말로 '어쩔 수 없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돈에 낚인 인물들이며, 동시에 히로인에게 느끼는 기묘한 분위기에 끌린 주인공, 흔해 빠져 버린 캐릭터들의 행동들과 심리 감과 분위기들. 살인 키트까지. (십자관의 살인 작가는 설마 이걸 본건가.)

 

애초에 설정들 자체가 이미 충분히 소비되어 버린 설정들이라 처음 읽을 때부터 불안하기는 했다. 이런 흔한 설정으로 색다름을 보여주려면 무슨 방법을 써야 하나, 흔한 설정을 한번 꼬거나 아니면 캐릭터들이 터무니없는 개성파들 이거나, 최소한 반전과 결말은 독자가 지금껏 보지 못한 그런 결말을 내어줬어야 했다.

빙과 실사 영화 포스터;

그야 등장인물도 좀 많고, 설정과 등장인물들이 속해있는 실내를 써먹고 설명하고 해야 하니 할 말이야 많겠지만 560페이지에 달하는, 나에게는 벽돌과도 같은 책의 두께는 쓸데없이 부담만 가지게 됐다.

신선함이 없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작위적이라고 느끼는 내용도 있었고, 아무리 갇힌곳에서 살인이 일어나더라도 어느 정도 자신이 직접 참여한 이벤트인데 너무나도 비합리적인 행동들을 하는 등장인물을 보면 눈살 찌푸려지게 만든다.

다만 미스터리를 잘 안 봤던 독자라면 순한 맛 맛보기용으로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색, 무미, 무취, 개성이 없다.

작가의 이름값으로 팔리는 책. 무명작가였다면, 나 역시 쳐다도 안 봤을 것이다.

★★★★☆☆☆☆☆☆

인사이트 밀
국내도서
저자 : 요네자와 호노부 / 최고은역
출판 : 북홀릭(bookholic) 20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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