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었습니다/박하익/262p/노블마인

작가 박하익.

'종료되었습니다'로 처음 접해본 박하익 작가는 국내 추리문학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다. 작품은 많이 없지만 유명한 두 작품 모두 영화화와, 드라마화가 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업적을 달성했다. 흔히들 '미디어믹스' 라고 하는 거 같은데, 작가라면 언제나 꿈꾸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작품을 더욱 알릴 수 있으며, 척박한 출판시장에서 부수익으로 책 판매량보다 아득히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그저 상상해본다. 실제로 그쪽 사정은 모르지만.

 

또다시 표지 얘기 좀 하자면

그런데 표지 얘기를 다시 하자면 '종료되었습니다'의 표지는 흔한 구도이긴 하지만 그만큼 평타는 치는 느낌이라 괜찮았다. 드라마화가 됐다는 '선암 여고 탐정단'시리즈의 표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다짐했는데 프로편식러인 나는 선암 여고 시리즈가 아무리 재미있다고 하더라도 표지가 리뉴얼되지 않는 이상 절대로 구매할 생각이 없다. 작가는 표지 디자인에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너무 암담하지 않은가. 

의견을 낼 수 있는데 결과가 저거라면 이 작가의 센스는 경계 해야한다.

교보문고펌.  역겨운 표지를 보라.

아니 도대체 이 그림작가는 누구인지 얼굴 좀 보고 싶다.

종종 서점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보면 저런 그림체의 불쾌한 느낌만 주는 표지를 종종 보게 되는데 어떤 경우로 저런 흉작이 탄생한 건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표지의 예시.

내가 표지의 얘기를 하며 예시를 들 때 항상 언급하는 책이 이 것이다. 이 책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시민 시리즈'인데 보자. 왼쪽 표지를 그린 사람과 선암 여고 표지를 그린 사람이 같은 건가? 아주 역겹지 않을 수가 없다. 반면 오른쪽의 리뉴얼 버전은 '봄철' '딸기' 등의 키워드를 산뜻하고 달콤한 느낌의 색상과 디자인으로 이쁘게 꾸미지 않았는가.―이래서 엘릭시르를 좋아한다―이것이야 말로 시대를 보고 리뉴얼을 아주 잘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좌우가 같은 작품이라는 게 믿기나.

(이제 봤는데 놀랍게도 왼쪽 책과 종료-의 출판사가 같다.)

 

어떤 생태가 표지를 저지경으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만약 정말 어떤 실수나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서 저런 식으로 만든 게 아니라면 관계자는 전부 반성해야 한다. 이건 죄이며, 작가와 원작자에 대한 모욕이다. 

(선암 여고 시리즈를 안 읽어봐서 모르지만 고등학생의 추리물이라면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시민 시리즈''고전부 시리즈'의 '빙과'를 떠올리는데 비슷한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리뷰하는 책은 (희생부활자)라는 제목으로 영화화가 된, '종료되었습니다'이다.

종료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살해당해서 죽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처벌한 뒤 홀연히 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가해자만 노리며 신속히 사라지는 이 현상을 '살인 피해자 환세 현상'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주인공 '진홍'의 엄마는 진홍의 눈 앞에서 소매치기에게 칼에 찔려 죽게 되었다. 그런 엄마가 부활하여 집에 돌아왔다는 누나의 소식을 듣고, 엄마가 돌아왔다는 기쁨과 드디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서 진홍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영화 희생부활자 포스터

집에 도착한 진홍의 눈에 살아생전의 엄마가 비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엄마는 진홍에게 칼을 들고 달려드는데, 부활자는 범인을 죽인다. 그 말대로라면 엄마를 찌른 범인은 진홍이라는 말이 된다.

그렇게 모두의 의심을 받으며 수사까지 진행되고 엄마의 보험금으로 위태롭던 회사도 살려냈기에 점점 의심만 깊어가게 되는데. 그러는 와중에 CIA가 등장하여 엄마를 미국으로 이송해 실험을 강행하려 하고, 힘들게 탈출한 진홍은 친구 민욱의 도움으로 엄마와 중국으로 밀항을 결심하게 된다. 

 

밀항 중인 배에 탄 진홍과 엄마를 향해 배선 장은 총을 겨눈다. 그리고 그 주모자는 친구인 민욱이라고 말하는데...

 

왜 이렇게 됐나.

총평은 평균을 못 넘는 재미 었다.

과감하게 말하자면 신박한 설정은 떠올랐지만 그 설정으로 이야기를 만들기에는 실패한 느낌. 결말을 알게 되어도 심드렁해진다. 읽는 중에 CIA와 총이 나오게 되면서 '이 대로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감이 맞았다. 용두사미보다는 뱀의 머리에서 지렁이의 꼬리다. 기억도 잘 안 나는데 결국 결말이 밝혀지고, 그의 이야기에 대해서 CIA가 등장해야 했던 이유가 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엔딩은 욕먹기 딱 좋으니 엄청 설계를 잘해야 하는데 그 정도로 정밀하지는 못했다.

선암여고 탐정단 드라마 포스터

예전 '시프트'의 리뷰에서 혹시 작가가 영화화를 노리고 썼다면, ~명절 특선 영화 정도였을지도,라고 했는데,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은 진짜 영화화가 되었고,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들리는 평가로는 역시나 이다. 물론 그건 작가보다는 감독의 책임이지만. 결국 명절 특선영화로 전락한다.

 

전개가 빠른건 좋았다.

★★★☆☆☆☆☆☆☆

종료되었습니다
국내도서
저자 : 박하익
출판 : 노블마인 201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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