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가도카와 문고 캐릭터 소설 대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 '동경하는 작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의 리뷰 들어갑시다.

 

동경하는 작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 구매까지
  • 기본 골자
  • 단편의 평
  • 총평

동경하는 작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구매까지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은 게 근 1년이 넘은 걸로 기억한다.

 

'판타지 추리소설'이라는 태그도 달려있고 표지를 보니 무거운 내용도 아닌 거 같고, 작가가 주인공인 이야기도 좋아했다. 그래서 장바구니에 넣고 무거운 책을 읽은 다음 기분 전환을 삼아 읽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러나 1년. 장바구니는 쌓여가고 새로운 책이 추가됨에 따라 점점 스크롤 아래로 내려갔고, 이윽고 관심도 식어서 많은 책들중 굳이 사지 않고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장바구니를 정리하며 이 책을 발견했고 한번 기대하고 읽어보자는 마음에 구매를 했다.

 

그러지 말고 그냥 장바구니에서 지워버렸어야 했는데.

 

 기본 골자

2년차 신입 편집자인 세나 아사히는 개인정보가 전혀 유출되지 않는 베스트셀러 작가 미사키 젠을 담당하게 됐다. 동경했던 작가의 담당이 된 아사히는 젠을 만나기 전 편집장에게 주의사항을 세 가지 듣게 된다.

 

첫 번째, '낮에는 연락하지 말 것.'

두 번째, '은 제품을 착용하지 말 것.'

세 번째, '경찰을 조심할 것.'

 

이해 못할 편집자의 말을 뒤로하고 아사히는 드디어 동경하던 작가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숨길 것도 없다는 듯 젠은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런 인외의 존재가 의외로 인간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알려준다.

 

또 한 가지. 당황하는 아사히에게 인외의 존재가 범인이라는 의혹이 있는 사건이 있으면 경찰이 젠을 찾아와서 자문을 구한다는 것이다. 편집자에게 그 자문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글 쓰는 팔을 다쳐 한동안 작품을 쓸 수 없었다는 소리를 들은 아사히는 작가를 지키는 담당 편집자로서, 동경하는 작가의 팬으로서 작가를 위협에서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젠의 자문역할에 억지로 따라나서기로 마음먹는다.

 

신입 편집자 아사히와 뱀파이어 작가 젠의 세 가지 단편 이야기.

 

단편의 평

1. 자시키와라시 유괴 사건

 

자시키와라시는 아이의 모습을 한 요괴다. 이 자시키와라시가 머무는 집은 행운이 깃들어 대성한다고 하며, 반대로 홀대하여 자시키와라시가 집을 떠나면 그 집은 망한다고 전해진다.

 

그 자시키와라시를 유괴당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정치인의 의뢰. 자시키와라시는 자의로 나간 것일까, 인간에게 유괴당한 것일까.

 

첫 단편의 중간부터 아주 불안했다. 아사히의 주제넘음, 민폐와 당찬 행동의 사이, 젠의 캐릭터성. 전부 어딘가 진부했다. 그리고 마지막 교훈을 준다는 듯 끝나는 불쾌한 이야기. 난 이런 내용을 기대하고 이 책을 구매한 것이 아니었다.

 

2. 검은 개 사건

 

인간으로 둔갑한 여우 요괴 다카라는 동네에 괴물 개를 목격했다고 젠에게 도움을 구한다. 다카라의 잡화점에 간 젠 일행 앞에 검은 개에게 습격당한 청년 두 명을 마주치고 사건의 진상을 전해 듣는다.

 

검은 개를 목격한 사람과 검은 개에게 습격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기서 한계였다. 끝으로 갈수록 역겨워지는 내용과 억지 감동 어떤 위기도 없는 밋밋하고 진부한 이야기. 무덤 결말까지 읽는 내내 짜증만 솟구친다. 복선이랍시고 '하치이야기'를 언급한 건가.

 

3. 여대생 감금 흡혈 사건

 

여대생이 차에 치어 사망한다. 용의자로 떠오른 인물은 작가 미사키 젠. 사망한 여대생의 몸에는 이빨 자국과 주사자국, 그리고 대량의 혈액이 빠져나가 있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진범을 찾기 위해 젠과 아사히, 경찰이 나선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불온함에 가장 기대했던 마지막 단편. 결국 끝의 끝까지 가서도 구매를 후회했다. 어떤 심각한 위기도 없이 그냥저냥 유야무야 끝나버린다.

총평

도대체 어디에 '추리'요소가 있는지 모르겠다. 용의자는 경찰이 알아서 잡아오고 관련자는 알아서 모든 사연을 말해준다. 조금만 막히는 일이 있으면 뱀파이어의 특수 능력이면 모든 게 해결. 단서도 증거도 한방에 모인다. 

 

작가는 다시는 추리란 말을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거기다 단편이 끝날 때마다 어쭙잖은 교훈질과 쓸데없는 감동으로 포장하는 엔딩 역시 읽으면서 독자 우습게 보는 건가 불쾌함만 끓어오른다. 

 

교훈과 감동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만한 빌드업도 없이 다짜고짜 끝에 툭 던지는, '감동과 교훈을 받아라' 하는 무책임함.

 

캐릭터들의 몰개성함. 전부 전부 모든 캐릭터가 흔해 빠졌고 어디선가 본 캐릭터이다.

 

아사히는 아무 데나 끼려 하는 보기에 따라 선 민폐고 무능한데 주인공이라 억지로 껴있는 캐릭터. 젠은 시크하고 초연한 인상이고 그런 캐릭터였는데 단발적이고 일시적인 독설과 함께, 웃기도 자주 웃는다. 폭소마저 한다. 가장 얄팍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이름도 기억 안나는 젠의 친구 같은 경찰. 딱 그것이다. 시크한 주인공 옆의 대비되는 밝은 친구 역할. 근데 어쩐지 죽이 맞는.

 

'캐릭터 소설 대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가. 

 

당장 기억나는 어이없는 부분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젠의 데뷔작이고 아사히가 가장 좋아한다는 작품인 '론도'. 이 데뷔작은 젠에게 큰 의미가 있는데 그 의미를 왜 뜬금없이 젠이 적대하는 경찰이 뭔가 씁쓸함을 감추는 느낌으로 아사히에게 설명한다는 것인가.이다.

 

나름 큰 복선, 떡밥을 말해주는 캐릭터와 말하는 상황 분위기가 매우 안 어울렸다. 위기도 절정도 딱히 와 닿지 않는 분위기에서 그걸 왜 하필 니가 밝히냐. 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마지막 엔딩에서 옥상에서 젠이 자살을 갈등할 때, 이 갈등도 딱히 와닿지 않지만 아사히의 설득이 왜 먹혔는지도 모르고 젠이 빵 터져 폭소하며 납득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전체적으로 독자가 감정이입할만한 깊이가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장면에서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얄팍함을 느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론도'속의 젠의 여인은 모두가 예상하듯 높은 확률로 아사히가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이어진다면 나올 결말은 이 정도 일까.

정석대로 론도의 여인이었던 아사히+젠, 

의외인 아사히+젠, 론도 속 여인은 아웃.

변수로 론도속 여인+젠, 정말 팬심뿐이었던 아사히 아웃.

 

높은 확률이긴 하지만 아사히였다면 탄식을 금할 수 없지만.

 

이 책은 국내에 2권까지 정발 되었다. 나는 구매할 의사가 전혀 없지만.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작품을 좋아한다면 도전해보길.

 

★☆☆☆☆☆☆☆☆☆

 

ps. 헷갈리는데, 마지막 여대생은 결국 자의로 피를 계속 주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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