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뷰는 일본 미스터리 서스펜스 부분 랭킹 1위, 여러 서점 대상 후보작에 오른 아시자와 요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입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 시작으로
  • 모큐멘터리? 메타픽션?
  • 아쉬운 점으로.
  • 마무리.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시작으로.

미스터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에게 '소설 신초'에서 단편소설 청탁을 받는다. 특집의 주제는 '괴담'. 나는 괴담과 호러소설을 즐겨 읽기는 했지만 직접 써본 적은 없기에 망설였지만 메일 속의 '가구라자카 괴담 특집'이라는 글을 보고 청탁을 수락하기로 마음먹는다. 

 

가구라자카. 우연이라고 마음을 다독이지만, 자신의 후회를 부추기는듯한 지명에 반응하고 말았다. 죽은 친구와 후회를 떠올리며 나는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모큐멘터리? 메타픽션?

이야기는 주인공 나가 괴담집을 집필하기 위해 자신의 체험담과 지인들의 괴이 담들을 수소문하여 엮은 책이다. 다만 이 책의 큰 특징을 뽑자면 스토리성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기에 나오는 '모큐멘터리'와 '메타픽션' 적인 요소이다.

 

사실 단어의 정의를 완벽하게 이해한 게 아니라서 정확하게 이거다!라고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번역자가 말했으니 모큐멘터리는 얼추 맞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은 주인공의 직업과 프로필, 등장인물, 출판사와 지역명 등 많은 설정들이 작가를 둘러싼 현실과 똑같다. 

 

이런 메타픽션과 단편들의 흐름, 마지막 단편의 집대성. 호러 미스터리 독자라면 당연히 떠올릴 작가가 있을 것이다. 바로 미쓰다 신조 이다. 미쓰다 신조 역시 '작가 시리즈'에서 주인공의 이름이 본인과 같고 출판사에서 일했고 작가라는 직업 등 가상이 아닌 현실의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소설로 집필했다는 듯이 이야기를 진행한다.

 

언론과 서점 직원 독자들이 '이거 실화냐?'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거야말로 과장이 심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지만(이런 류의 이야기에는 항상 따라다니는 말들이라.) 알던 모르던 책을 읽으며 신선한 재미가 하나 추가되는 것이기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아쉬운 점으로.

호러 소설을 읽으면서 일정 이상의 공포감을 느끼기도 힘들어졌지만 미스터리로서는 합격점이 아닐까 싶다. 미쓰다 신조의 책도 그렇지만 괴이한 존재들이 일으키는 사건들을 그저 괴이나 귀신이 일으킨 일이라고 흐지부지 끝내거나 '알 수 없음'처리를 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는 모순을 지적하고 논리와 이론을 내세워 사건의 전말을 '해석'하며 끝난다.

 

다만 괴담과 해결 과정의 밸런스는 조금 아쉽다. 그저 영능력자라는 인물이 기도를 하고 괴이의 소행을 막고, 인간이 괴이에 관련된 인간의 모순들에 답을 찾는다. 여기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데, 괴기 현상을 해명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괴기 현상에 말려든 인간들의 문제지만 괴기 현상 자체와 인간 쪽의 모순은 너무나 분리되어 있다. 

 

괴기 현상에는 논리적인 추론이 부족하다는 것이 미쓰다 신조와의 차이일까. 

 

그리고 마지막 단편의 집대성.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단편인 '금기'는 실망했다. 어디서 봤던 구성이라 그럴까. 단편 하나하나에 묘하게 시원한 해결이 아니라서 무언가가 남아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연관성을 깊게 느끼기에는 인상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의 인상은 모든 단편들에 남아있지만 연결점을 독자들이 눈치 못 채게 하고 마지막 단편을 '금기'처럼 써서 놀라게 해 준다면 찬사를 보냈겠지만, '금기'를 그렇게 쓰기에는 노골적으로 감춘 느낌이라 인위적이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캐릭터들이 밋밋했다.

물론 메타픽션이고 현실적인 인물상을 써야 하겠지만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특징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이름도 인상도 남는 게 없다. 단편집이지만 동일한 영능력자도 몇 번 나오고 주인공 지인들도 나오지만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고 하지만 부분 부분 재미의 요소가 아쉽다. 탐정 역에 가장 근접한 '사카키 씨'가 그나마 특이한 인물상의 인상을 마지막에는 시리즈로서도 끝나버려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마무리.

오컬트를 좋아하는 나는 이런 괴이 느낌만 어느 정도 첨가해주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평가도 높게 하니까 단점은 위에 말한 정도로 끝이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일본에서는 여러 작품을 썼고, 국내 출간작으로는 처음이라 기대가 큰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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