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이가라시 다카히사/371p/RHK

제2회 호러 서스펜스 대상 수상작! 섬뜩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충격적인 데뷔작!

섬뜩한 공포와 숨 막히는 긴장감을 그린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충격적인 데뷔작 [리카]가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2002년 [리카]로 호러 서스펜스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한 이가라시 다카히사는 1961년 도쿄에서 태어나 세이케이 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후쇼샤라는 출판사에 입사했다. 그러다 편집부에서 마케팅부로의 부서 이동을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편집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출간하는 작품마다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와 독자를 빨아들이는 놀라운 흡인력에는 절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가라시 다카히사는 [검은 머리의 늪 (??の沼 )]이라는 제목으로 호러 서스펜스 대상에 응모했는데, 바로 이 작품으로 대상을 거머쥐며 장래를 촉망받는 작가로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한다. 이 작품은 이후 미발표 에피소드를 더해 완전판[리카]로 출간이 되었는데, 담당 편집자는 "처참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나올 때는 어쩔 수 없이 실눈을 뜨고 편집을 진행했다"라고 고백했으며, 평론가인 후지타 가오리는 "기괴할 정도의 공포, 리카는 내 상상보다도 훨씬 더 어둡고 무서운 존재였다!"고 평할 정도로 그 공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가라시 다카히사는 호러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호러 소설을 쓰지 않겠느냐는 문의는 전부 거절한다고 밝혀왔는데, 2002년 출간 이후 상당히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온 [리카] 덕분에 결국 2013년에 후속작 [리턴]을 출간한다. 그리고 2016년 10월 [리버스]를 발표함으로써 '리카' 3부작을 완성 지었다. 만남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리카라는 여자에게 스토킹을 당하며 궁지에 몰린 남자의 처절한 인생을 그린 이야기 [리카]는 2002년 출간 이후 시리즈 합계 50만 부라는 경이로운 판매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interpark

 

40대 직장인 '혼마'는 대학후배인 '사카이 마사시'의 술자리에서 '만남 사이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쉽고 많이 빠르게 어리고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 끝장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혼마는 사카이의 지도에 따라 만남 사이트에 가입한다.

처음에는 떨떠름했지만 연봉이나 체형 나이 등을 조금씩 속여가며 진실과 섞어 프로필을 작성하고 노하우도 생기며 점점 빠져들 때쯤 회사에서 영업부 부부장에서 전임 부장으로 승진하게 되어 회사에 얽매이는 시간과 무게가 달라지고 사랑하는 아내와 딸도 생각이나 그만두려는 차에 간호사라고 하는 '리카'에게 메일이 날아온다.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리카라는 인물에게 호감이 가게 되고 혼마는 결국 리카에게 휴대폰 번호를 얼려주는데.

리카는 혼마에게 주의 받음에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면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수많은 메일과 부재중 기록을 남겨 혼마에게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리카의 집착에 신물이 난 혼마는 그녀의 번호를 차단하지만 리카의 스토킹은 이미 시작됐다.

위치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자신의 위치를 추정하고 회사에도 침입하며 집주소까지 알고 있다. 리카의 스토킹에 참다못한 혼마는 학창 시절의 친구였던 탐정 '하라다'에게 자초지종을 말한 뒤 도움을 청하게 된다.

 

가독성과 읽는 맛은 뛰어나다. 초반 만남 사이트의 입문과정은 좀 지루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위험에 발 담고 후반에 있을 고통의 포석을 위해서라면 납득이 간다. 리카의 등장으로 혼마의 긴장감과 일상이 무너지고 위기가 다가올수록 점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의 세일즈는 아마 리카라는 존재의 공포와 그로테스크인데,

리카의 폭력성과 잔혹성, 집착과 일방통행인 사랑은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되나? 무척 잘 표현됐다. 

 

깡마르고 푸석푸석한 피부. 공동 같은 눈과 산발인 머리카락, 큰 키와 지독한 냄새들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스토커, 광인의 인상이라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리카에서는 적절하다고 느껴진다.

사람을 분해 해체하는 장면은 이 책의 가장 큰 클라이맥스일 텐데 자극적인 매체가 많은 요즘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첫 출판된 2002년에 읽었으면 더욱 즐거웠을 거라 생각된다.

 

단점을 꼽자면 리카의 알 수 없는 강함이다.

맨다리로 달려서 택시를 쫒는 리카의 각력과 몽둥이로 두들겨 맞아도 일어서는 근성과 순식간에 구급대원을 죽이고 다시 찾아오는 전투력은 오히려 스릴러 부분을 코믹하게 만들었다. 대적할 수 없는 광기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이다.

두 번째는 탐정인 하라다인데. 평범한 회사원의 일탈로 몰락하는 과정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하라다가 주인공인 게 -결국 리카에게 당하더라도 주인공인 탐정마저 뛰어넘는, 위에서 말한 리카의 광기가 더 강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하라다의 캐릭터성이 더 흥미롭고 그냥 맥없이 당하기에는 아까운 캐릭터였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됐다. 

2000년대 초반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의 등장으로 천변만화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면서 생기는 문제점 역시 셀 수 없이 많은데 혼마 역시 그랬다.

익명의 가면을 쓰고 거짓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익명이라 해도 작은 빈틈으로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 것이다.

리카는 작은 틈으로 혼마의 지금의 위치 자택 회사까지. 점점 생활권을 침범해온다. 

자신을 완전히 까발려진 혼마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리카의 구도는 혼마에게 너무나 불합리하다.

가정도 있는 남자가 시작한 일탈은 잘못했지만 벌인 짓 치고는 벌이 너무 크다.

자업자득이지만.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다.

 

후속작으로 리카의 10년 후를 다룬 '리턴'과 리카 이전의 '리버스'가 있다고 한다

리카 3부작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리턴까지만 출판됐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후속작도 읽을 생각이다.

 

 

개인정보는 소중히.

★★★★★☆☆☆☆☆

 

리카
국내도서
저자 : 이가라시 다카히사 / 이선희역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RHK)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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