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조예은/262p/마카롱

형사 '이창'은 승진의 기회도 버리고 지방의 항구도시로 내려간다.

그 이유는 '천령교'라 하는 사이비 교단의 교주를 찾기 위해서 인데, 과거 의사에게 성인이 되기 전에 죽을 거라는 진단을 받았던 이창의 누나가 교단의 의식으로 불치병의 낫게 하는 기적을 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딸까지 낳았던 누나는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죽고 남겨진 조카를-채린 이창 자신이 맡아 키우기로 했지만, 엎친데 덮친격으로 누나의 불치병은 남겨진 채린에게 까지 유전되어 병원 침대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다시한번 기적이 필요해진 이창은 천령교의 교주를 찾아 헤매게 된다.

교주에게 교단의 더러운 비밀을 전해 듣고 그 과정에서 병은 물론 작은 상처까지 옮길 수 있는 시프트의 -옮기는 능력을 가진 '란'을 만나며 자신과 형인 '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오...기적!

이 책은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4회 대상(장편)을 수상한 작품이다.

교보문고 공모전이 있는 줄 몰랐고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믿어 보자는 마음에 진열된 책을 그 자리에서 구매했지만 실망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쁘지 않은 가독성과 262p라는 짧은 양은 읽기는 수월했고 부담도 적었다. 가격이 창렬이었지만. 

다만 스토리의 주된 장치인 '병을 옮기는 능력'은 느끼기에 따라서 식상하다고 생각된다.

마블 같은 영화가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 서브컬처를 조금이라도 잘 알거나 오래 접한 독자들에게는 썩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감에 있어서 신선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형사,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고통, 능력을 악용하는 탐욕스러운 사이비 종교, 자신과 돈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죽여도 신경 쓰지 않는 정치가, 사업가인 악인. 

악은 멸하고 주인공이 이기는 전혀 흥미롭지 않은 권선징악의 쌔고 쌘 플롯.

전부 어디선가 봤던 배경과 캐릭터 플롯들이다.

 

인물의 천박함을 위해서 썼다라면.

어쩌면 작가는 영화화를 노리고 썼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읽으면서 영화로 만드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렇다고 흥행할 거란 말은 아니다.

스크린에서 몇 주 상영하다가 내려가서 설날, 추석 특선 영화로 전락하는 게 눈에 보인다.

특선영화로 선정되는 영화를 보면 대부분 그저 그런 딱 봐도 '아 이래서 특선영화 구나.' 느낌이 오는데 딱 그것이다.

가끔씩 보는 한국 스릴러지만 이번에도 실패했다고 느낀다.

한국 정서라고 생각하는지 국내 책을 읽다 보면 높은 확률로 'X발' '이 X끼' 'X친 연놈' 'X랄'등 등장인물들이 욕지거리를 하는 장면이 꼭 나오는데 볼 때마다 흐름이 끊기고 책의 수준을 낮추게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외는 많다.

물론 한국이 욕의 종류도 많고 자주 한다고들 하며, 나 역시 딱히 욕에 대한 거부감 따위는 없지만 책으로 볼 때만큼은 굳이 집어넣어서 이득 보는 상황은 본적도 느껴본 적도 없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말하나 싶지만, 내 돈도 타인의 돈도 소중하니까. 딱 이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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