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가 필요 없는 아주 아주 간단한 야매 연어 약식 숙성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간단한 연어 숙성 방법
- 들어가기에 앞서.
- 연어의 숙성.
- 마무리.
급하신 분들은 바로 '연어의 숙성' 항목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일단 저는 주부도 아니고 요리도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저로서, 어떤 자격증도 없고 정석도 모르고 관련 지식도 없는 일개 연어를 약 1년 전부터 좋아하게 된 사람입니다.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연어를 좋아하게 됐는데 횟집에서 먹기에는 너무나도 비싸고 양도 적고 감당이 안되기 시작하여, 인류 최고의 발명품 인터넷으로 1Kg 생연어를 구매해 직접 먹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잘라먹기도 귀찮아서 블록이 아닌 슬라이스 된 것으로 구매하고 나름 만족스럽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어가 좋은 저는 슬라이스로 구매하면 대략 1000~2000원 비싸다는 것을 깨닫고, 블록으로 구매해 스스로 마음에 드는 두께로 회쳐먹자고 마음먹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슬라이스가 아닌 1Kg의 생연어 덩어리를 마주하는 순간 마음에 물결이 일었습니다. 핑크빛 살결과 마치 연어가 헤엄치던 그 물살을 몸에 세긴듯 매혹적인 하얀 지방층. 한동안 어떤 감동마저 느끼다가 정신을 차리고 집에 있는 식칼을 쥐고 스스로 회를 썰어갔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어떤 지식도 없는 나로서는 인류 최고의 플랫폼인 유튜브에 검색해서 열심히 썰어 먹었다. 물론 연어는 연어. 무척이나 맛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썰어먹고 있는데 이번에는 숙성에 대해 알게 됐다. 숙성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며칠씩 걸리는 숙성은 도전하기가 귀찮았기 때문에 몇 번 시도하지 않았다. 거기다 내 혀는 기본적으로 막입 이라고 하는 앵간한 것이면 고급이든 아니든 맛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연어라면 그냥 맛있었기 때문에 굳이 필요성을 못 느꼈다.
또다시 그런 식으로 연어 라이프를 즐기는 중 어느 날 식칼로는 연어의 살결이 뭉개지는 위험이 너무 많았고 그게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얼마 전에 큰 맘먹고 사시미용 칼을 구매했고 오늘 도착했다.
그리고 사시미용 칼도 온 겸 얄팍한 지식으로 이제 숙성도 계속 시도하며 먹자는 마음에 이렇게 숙성을 해보고 글을 남긴다.
과정도 설명도 사진도 전부 야매니까 주의바람.
연어의 숙성.
준비물:
연어 500g(없으면 안 됨.),
해동지(없으면 키친 타월),
소금(아무거나),
식칼(사시미 칼),
비닐 랩,
흐르는 물,
냉장고(없어도 될지도),
접시(연어가 들어갈만한 거)
마음(연어를 사랑하는)
붉은 글씨는 주의!
연어 500g 준비
일단 연어를 접시에 겹치지 않게 눕힐 수 있을 만한 크기로 자른다.
그리고 접시 아래에 준비해둔 소금을 뿌린다.
(양 조절을 잘해야 한다. 실수하면 짜질 수도 있다.)
그 위에 연어를 올린 뒤 연어의 위쪽과 사면에 소금을 골고루 뿌린다.
(연어가 짜질수도 있는 위험이 두렵다면 접시에 올리기 전에 해동지(키친타올)을 물에 적시고 꽈악 짜준다음 연어 전체를 감싸서 소금 뿌린 접시에 올린뒤 그 위에 작업을 하면 된다. 그리고 접시에 안 뿌리고 연어 위에만 뿌리기도 한다.)
전부 뿌려준 뒤 접시를 빈틈없이 비닐 랩에 감싸고 냉장고에 30분 넣어둔다.
(곧 여름이라 모르겠지만 냉장고가 아닌 그냥 밖에 30분 내놓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물에 불린 다시마로 연어를 감싸면 그것이 곤부즈메라는 유명하고 정석인 숙성법.)
30분 뒤 연어를 꺼내면 그 위에 이물질과 연어의 수분이 쫙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삼투압이라는 알 수 없는 현상으로 물기가 빠지는 것이라고 한다.
꺼낸 연어를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 소금을 씻어낸다.
씻어낸 연어를 해동지(키친타월)로 물기를 빨아들인다.
식칼(사시미 칼)로 자신의 취향대로 슬라이스.
확실히 연어가 더 단단해지고 색감도 붉어졌다. 씹는 맛도 마냥 물컹하지 않고 힘이 있다!
마무리
다만
책임은 안 진다고 했지만 소금 조절을 잘하자. 내 연어는 조금 짠 거 같다.
나 역시 사시미 칼은 이번에 구입해본 것이고 처음 써본 것이지만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여유가 있다면 구매하자.
본 바와 같이 글을 쓸 생각이 없고 친구에게 자랑하기 위해 사진을 찍다가 글하나 올려 보자 하고 급하게 찍은 것이라 사진이 전부 괴랄하지만 이해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