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456p/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을 넘어서 한국에서도 인기절정을 구가하는 작가며 출간 속도와 번역돼서 들어오는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다. 

아닌 말로 고스트라이터- 대리 작가가 있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책공장을 돌리는지 의심이 들만큼 신간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는 작가. 광고로 신간 소식과 이벤트 소식 문자가 날아오면 높은 확률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다. 즉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인 건 이미 증명되어있다는 말이다.

 

나 역시 이 작가를 처음에는 좋아했다. 걸작 '용의자 X의 헌신'을 포함한 갈릴레오 시리즈 '가면 산장 살인사건' '수상한 사람들' '몽환화'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많은 영상작품들. 다양하게 찾아보기도 했던, 나름, 전, 예전의 팬이라면 팬이었다.

다작을 하고 소재들도 다채롭다. 

범죄, 사랑, 과학, 의학, 심리, 비극, SF 등 설마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의 셰익스피어가 아니었을까?

책들도 전부 읽는 데 있어서는 무척 편하다. 문체도 문장도 여러 소재를 사용하는 거 치고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만든다.

많은 작품 속 잘 만든 한 두 권을 뺀 나머지 작품들, 대부분의 책들도 눈감고 아무거나 골라도 읽어보면 평타는 친다. 굳이 장점인가, 단점인가, 꼽자면 장점에 턱걸이하는 이유지만.

딱 그 정도.

평이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대부분의 작품이 작가에 익숙해지면 무미건조하며 일정하고 모든 게 순한 맛. 진부하며 자극이란 사라지고 밋밋하다.

히가시노 원작의 '갈릴레오 시리즈' 드라마 포스터.       배우는 '후쿠야마 마사하루'.

어쩌면 많은 소재들은 이 한계를 덮기 위해 가져오던 시도일지도 모른다.

소설가 라기보단, 이야기꾼이라고 할까. -이것도 좀 아닌 거 같고.

자극을 찾는 독자에게는 아무리 읽어도 갈증만 남는다. 감탄을 자아내고 독자를 농락하며,  뒤통수를 못 박힌 몽둥이로 후려치는 추리의 반전도 책을 덮은 뒤의 카타르시스도 충족되지 않는다.

공허함만 남는다.

 

그런 인상의 순한 맛 카레만 찍어내던 작가는 이번에 카레가 아닌 똥을 찍어내 버렸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의 잘잘한 줄거리는 굳이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개인적인 평가만 쓸건대,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고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안 읽기 시작했고 굳이 찾아보지도 않으며 광고 문자가 오면 인상을 찌푸리는 증상에 시달리게 됐다.

 

이 책을 접한 건 육군 훈련소에 있을 때였다.

읽을 것이 너무도 없었고 훈련이 끝나고 남은 시간 천장만 바라보며 썩어가는 중 동기가 가져온 이 책만이 유일한 즐길거리였다. 작가도 히가시노 게이고. 나름 괜찮게 봐왔던 작가였고, 책의 두께도 두툼하니 시간 때우기에 이만한 것이 없었다.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고, 책을 덮는 순간까지 고통과 괴로움의 시간이었다.

그때는 한번 고르면 끝까지 읽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안 그래도 읽는 게 느린 나는 꾸역꾸역 고행을 하는 기분으로 마지막 장까지 읽어냈다.

 

역겹고, 책에서 구린내밖에 안 났다.

편지의 내용도 좀도둑 주인공 삼인방의 변화도, 흘러가는 내용도 정말 지독하게 역겨운 신파의 향연이었다.

읽어가면서 반전 아닌 반전은 그냥 눈치챌 수밖에 없고 앞 내용을 보면 후반의 뻔한 내용은 궁금하지도 않고 안 봐도 알거같기에 고통만 커져간다.

 

미디어믹스의 천국 일본. 영화화도 이미 끝났다.

편지에 대해 다그친다는 듯 외치는 삼인방의 답장은 정말 작가가 무슨 기분으로 써 내려갔을지 감 도안 잡힌다. 

그저 힘내라! 포기하지 마! 따위의 전형적인 아무런 쓸모없는 상투적인 내용의 답장만 써 갈길뿐인데 운 좋게 그저 좋게 작용할 뿐, 독자의 마음은 울리지 않고 그저 좀도둑 삼인방만 필사적이다. 

물 건너 촌극을 보는 기분이 이럴까.

반전 아닌 반전, 기적 같지도 않은 기적.

결국은 모두 잡화점과 고아원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이 반전이고 기적이다.

억지로 끼워 맞추고, 뻔하고 진부하다. 따뜻하지도 않다. 습도 놓은 곳에서 판초우의를 입고 땀 속에 갇힌, 불쾌함만 가득하다.

 

이 쓰레기 같은 책으로 내가 위안받은 단 하나는, 내 돈 주고 사읽은게 아니다. 그것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진정한 기적은 우리나라의 미친듯한 흥행이다. 

어떤 우연과 행운과 악운과 기적이 작용했는지,

60쇄 가까이 찍어 내면서 12년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전국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지긋지긋한 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작가의 우편함에 어떤 기적의 편지가 도착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빨리 이 기적이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

 

 

 

어쩐지 생활관에서 구린내가 진동하더라. 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국내도서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윤옥역
출판 : 현대문학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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