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투쟁

나의 투쟁

20세기의 주역.  제2차 세계 대전의 주인공. 그 악명과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회자되어 전해지는 반세기 전의 악마.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인 '나의 투쟁'이 이번 리뷰의 대상이다.

읽기만 하면 나치당원이 되기라도 하는지 그의 사상을 찐득하게 담은 이 작품은 한동안 금서로 지정되었지만 작가의 사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저작권도 풀리고, 온갖 반박과 비난의 주석을 달고서 시중에 배포되기 시작했다.

어떤 모독적인 말을 하며, 기상천외한 사상과 망언으로 무장하여 그런 맹위를 떨쳤는지를─기대한 것이었는데, 악명에 비해서 심심한 내용이라 실망했다.


자신의 일생과 함께 유대인 학살과 히틀러 자신만의 사상을 담은 내용뿐이었다면 그나마 읽는 것에 힘듬은 없었을 테지만─초반 유년기와 청년기, 유대인의 비난, 인종의 우열과 아리아인의 찬양과 같은 내용은 재미나게 읽었다─정치와 외교, 군인과 국민이 갖추어야 할 모습들을 설파하는 지침서 같은 부분이 점점 많아지며 읽는 게 힘들었다.

이런 부분에서는 차라리 히틀러가 총통이 됐을 때, 전선기 때 집필했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항상 말하지만 어려운 내용은 어렵고, 알지도 못하는 내용은 읽어봐야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거기다 그게 객관적이지 않으며 전후 관계도 모르고 개인의 사상이 녹아들어 있다면 더더욱.

그래서 위에서 말한 부분은 안 읽었다고 해도 무관할 만큼 대충 읽었다. 마치 세 페이지를 한 번에 읽듯 넘겨가며. 그런 만큼 누구한테 이 작품을 읽었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정도다.(아무튼 리뷰는 쓰지만)


재미있게 읽은 부분을 빼고서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바로 페이지 아래에 달려있는 주석인데, 이게 또 중간중간 읽는 맛이 있다.

나는 살면서 이렇게 작품에 대한 진심 어린 반박이 달려있는 주석은 처음 읽어봤다. 공격적인 반박이 오히려 웃음을 준다. 이 정도까지 하지 않으면 출판할 수도 없던 걸까.

모순과 거짓을 지적하는데 이렇게 날카로울 수가 없다. 과거를 회상하는데 오류나 미화 정도는 눈감아줄 수도 있지 않은가. 모순 역시 과거의 사상과 미래의 행보가 항상 일맥상통하다고는 할 수 없을 텐데─. 많은 똑똑인들이 수많은 연구와 교차검증을 통한 반박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히틀러의 작품을 읽는다고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이 요즘도 있을까 싶은데, 뭐 반면교사의 서적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선인중에 결점 없는 선인 없고, 악인 중에 선심 없는 악인 없을 것인데, 나의 투쟁에서 마음 울리는─와닿는 한 구절이라도 발견했다면 충분한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쓰레기 속에서도 옳은 말 하나쯤은 있을 테니까.

거기다 결국 총통인 히틀러는 이 책을 흑역사 취급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읽지 말라고 일갈을 했다고 하니, 작가의 보증서가 붙은 쓰레기라는 것이다.

 

관심 있는 사람은 그냥 선 조절 못하는 블랙코미디를 보는 느낌으로 펼쳐보시길.


듣기로는 다른 사람의 대필과 첨삭도 이루어졌다는데 그럼 이걸 자서전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 의구심이 든다.

처음 구매할 때는 당연히 미니 북인 줄 알았다. 표지가 구린 것도 있고, 두 권에 무려 58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이어서 오해를 했는데, 받아본 책의 크기는 일반 소설 책보다 좀 더 큰 물건이어서 까무러쳤다.

 

두 권이라도 미니북이라면 빨리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충 읽었어도 한참 걸린 이유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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